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가원수 배우자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존경하는 녀사 (First Lady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 |
|---|---|
| 지명자 | 김정은 (배우자로서 자동 취임) |
| 임기 | 국가원수의 임기와 동일 |
| 초대 재임자 | 김정숙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가원수 배우자(문화어: 존경하는 녀사, 영어: First Lady of North Korea)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지도자의 법률상 배우자가 갖는 사회적, 정치적 지위를 일컫는 말이다. 현재 영부인은 국무위원회위원장 김정은의 배우자인 리설주이다. 이 지위는 헌법이나 명문화된 법률에 의해 규정된 공식 직함은 아니지만, 최고지도자의 통치 이념과 대내외적 전략에 따라 그 역할과 위상이 크게 변화해 왔다. 건국 초기에는 제한적인 대외 활동이 이루어졌으나, 중기에는 철저한 은둔의 대상이었으며, 현재는 정상 국가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핵심적인 외교적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1]
개요
[편집]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 헌법상 국가 수반의 배우자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고지도자가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유일지배 체제의 특성상, 지도자의 배우자는 혁명 가계의 일원으로서 특수한 지위를 누린다. 영부인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 시기로 구분된다. 김일성 시대에는 혁명의 어머니로서의 상징성 확보와 제한적 외교 활동이 병행되었고, 김정일 시대에는 후계 문제와 가계 우상화의 복잡성으로 인해 철저히 비공개 원칙이 고수되었다.[2]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는 서구의 퍼스트레이디 개념을 도입하여 공개적인 현지 지도 동행 및 독자적인 외교 활동을 수행하는 형태로 변화하였다. 특히 오늘날의 영부인은 최고지도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고, 주민들에게 어머니와 같은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어 체제 결속을 다지는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역사적 변천
[편집]김일성 시대
[편집]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초대 최고지도자 김일성의 집권기에는 두 명의 배우자가 각기 다른 형태로 영부인의 위치를 점하였다. 첫 번째 아내인 김정숙은 정권이 공식적으로 수립되기 전인 1949년에 사망하였으나, 사후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담보하는 혁명의 어머니로 신격화되었다.[3] 그녀는 살아생전 공식적인 영부인 외교를 펼치지는 못했으나, 사후 우상화 작업을 통해 전설적인 항일 투사로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여성들의 귀감이 되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김정숙 사망 이후 김일성의 공식적인 배우자가 된 김성애는 실질적인 영부인으로서 대외 활동을 수행했다. 김성애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걸쳐 김일성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거나 외빈을 접견하는 등 공개적인 행보를 보였다. 또한 그녀는 조선민주여성동맹 위원장이라는 공식 직함을 가지고 독자적인 정치 세력을 형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일성의 후계자로 김정숙의 아들인 김정일이 확정되는 과정에서 김성애와 그녀의 자녀들은 곁가지로 분류되어 권력의 중심에서 밀려났으며, 이후 그녀의 기록과 활동은 매체에서 점차 삭제되거나 축소되었다.[4][5]
김정일 시대
[편집]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기는 영부인의 존재가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은둔의 시대였다. 김정일은 성혜림, 김영숙, 고용희, 김옥 등 여러 배우자를 두었으나, 그 누구도 공식 석상에 대동하거나 대외 매체를 통해 부인으로 소개하지 않았다. 이는 김정일 본인의 사생활을 신비화하려는 통치 스타일과 더불어, 복잡한 혼인 관계가 대외적으로 드러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부담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2]
다만 내부적으로는 고용희가 가장 실질적인 영부인의 지위를 누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모로서 2000년대 초반 조선인민군 내부에서 선군 조선의 어머니 등으로 불리며 우상화 교육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의 출신 성분 문제 등으로 인해 이러한 우상화는 일반 주민들에게까지 전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다. 김정일 말기에는 비서 출신인 김옥이 사실상의 영부인 역할을 대행하며 김정일의 현지 지도와 외교 일정을 보좌했으나, 공식적인 직함이나 호칭을 부여받지는 못했다.
김정은 시대
[편집]2012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권과 함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영부인 관련 의전은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조선중앙TV를 비롯한 관영 매체는 2012년 7월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 보도에서 리설주를 김정은의 부인으로 공식 호명하며 그녀의 존재를 전격 공개했다.[6] 이는 선대 지도자들과 달리, 젊은 지도자가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정치적 성숙함을 과시하고 정상 국가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리설주는 김정은의 현지 지도와 각종 문화 행사에 팔짱을 끼고 동행하는 등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그녀의 패션과 헤어스타일은 평양 시민들 사이에서 유행을 선도하기도 했다. 특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시작된 화해 무드 속에서 리설주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었다. 그녀는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만찬에 참석하여 대한민국의 김정숙 여사와 환담을 나누었고, 이후 평양 정상회담, 북중 정상회담 등에서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외교적 역량을 과시했다.[7][8]
지위 및 호칭의 격상
[편집]리설주에 대한 호칭 변화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에서 영부인의 위상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이다. 등장 초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매체는 리설주를 동지라고 불렀으나, 2018년 2월 건군절 열병식 보도부터는 여사라는 호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9] 이어 2018년 4월 조선중앙통신은 그녀를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라고 지칭하였는데, "존경하는"이라는 수식어는 주로 최고지도자에게만 붙여지는 최상급의 존칭이다.[10] 이는 영부인인 리설주가 단순한 지도자의 배우자를 넘어 독자적인 정치적 카리스마와 우상화의 대상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또한 2019년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는 리설주가 정치국 회의장에 김정은과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역대 배우자 목록
[편집]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지도자의 배우자로서 공식, 비공식적으로 영부인의 역할을 수행했거나 그에 준하는 대우를 받은 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김일성의 배우자로는 김정숙과 김성애가 있다. 김정숙은 김정일의 생모이자 항일 빨치산 동료로서 사후 국모로 추앙받았고, 김성애는 김일성의 재혼 상대로서 실제 영부인 역할을 수행했으나 이후 숙청되었다.[11] 김정일의 배우자로는 성혜림, 김영숙, 고용희, 김옥 등이 있으나 이들은 모두 대외적으로 공식화되지 않았다. 김정숙(본처, 김영숙)을 제외한 인물들은 동거인 또는 사실혼 관계였다. 김정은의 배우자인 리설주는 현재 공식적인 영부인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같이 보기
[편집]각주
[편집]- ↑ 김태형 (2020년 1월 16일). “〔북한 여성의 오늘〕 ①지도자의 여자”. 우먼타임스. 2025년 11월 22일에 확인함.
- ↑ 가 나 “[은둔의 지도자… 그 베일을 벗긴다] <1부> 인간 김정일”. 조선일보. 2005년 1월 5일. 2025년 11월 22일에 확인함.
- ↑ 김석향 (2022년 8월). “『조선녀성』 기사 제목에 등장하는 “김정숙” 호칭의 의미구조 분석”. 《북한대학원대학교 심포지엄 자료집》.
- ↑ 표도르 째르치즈스키 (2019년 10월 15일). “[북한 어제와 오늘] 잊혀진 영부인 Ⅰ: '존경하는 위원장' 김성애”. DailyNK. 2025년 11월 22일에 확인함.
- ↑ “권력 따라 뜨고 진 북한 '외척'들”. 시사저널. 2011년 11월 14일. 2025년 11월 22일에 확인함.
- ↑ “현지지도에 동행하는 부인 '리설주 동지', 정상외교에도 나설까?”. 통일뉴스. 2013년 8월 19일. 2025년 11월 22일에 확인함.
- ↑ “김정숙·리설주 첫 남북 '퍼스트레이디' 외교..."北 정상국가 시도"”. YTN. 2018년 4월 27일. 2025년 11월 22일에 확인함.
- ↑ “'성악' 김정숙 여사 '가수' 펑리위안 만남, 한-중 음악 외교?”. 한겨레. 2017년 12월 14일. 2025년 11월 22일에 확인함.
- ↑ “'리설주 여사'…'동지'에서 '여사'가 된 배경은?”. 인사이트코리아. 2018년 5월 31일. 2025년 11월 22일에 확인함.
- ↑ “北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 호칭 격상…CNN, "권력구조 진화 신호"”. 매일경제. 2018년 4월 18일. 2025년 11월 22일에 확인함.
- ↑ “김일성 주석 둘째 부인 김성애 최근 사망”. SPN 서울평양뉴스. 2018년 12월 12일. 2025년 11월 22일에 확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