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델의 허점

괴델의 허점(Gödel's Loophole)은 오스트리아인 수학자 쿠르트 괴델이 1947년에 발견했다고 전해지는, 미국 헌법의 “내적 모순”이다. 이 허점 때문에 미국의 공화주의는 합법적으로 독재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한다. 괴델은 자신이 발견한 것을 오스카르 모르겐슈테른에게 이야기했고 모르겐슈테른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에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모르겐슈테른은 괴델이 이야기한 허점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이야기를 남기지는 않았으며, 그래서 이 “괴델의 허점”이 무엇이냐에 대한 여러 추측과 제설이 있다. 헌법학자 John Nowak에 따르면 “헌법사상 최대의 미해결 문제 중 하나”라고 한다.

경위

1947년, 괴델은 미국 시민권 취득시험을 준비하다가 미국 헌법의 “내적 모순(inner contradiction)”을 발견했다. 당시 괴델은 뉴저지주 프린스턴에 소재한 고등연구원(IAS)에 재직하면서 모르겐슈테른 및 아인슈타인과 교류하였다. 괴델은 모르겐슈테른에게 자신이 발견한 허점 때문에 미국 체제는 합법적으로 파시즘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모르겐슈테른은 괴델에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득했으나,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넘어온 괴델은 이 문제에 깊은 우려감을 가졌다. 모르겐슈테른은 괴델과의 대화를 비밀에 부치고 아인슈타인에게만 이야기했다.

얼마 뒤 괴델은 시민권을 받기 위해 뉴저지주 트렌튼 법원으로 갔고, 이미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모르겐슈테른과 아인슈타인이 신원보증인으로서 동행했다. 차를 타고 법원으로 가는 길에 앞좌석에 있던 아인슈타인이 뒷좌석의 괴델에게 몸을 돌려 “시험 준비를 정말로 잘 했느냐”고 물었다. 모르겐슈테른은 아인슈타인의 질문이 괴델을 재미로 놀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원래 신원보증인은 방 밖에 머물러야 하지만 유명인사인 아인슈타인이 찾아온 데다, 담당 법관인 필립 포먼이 아인슈타인의 시민권 선서를 받아준 사람이기도 했기에 세 사람 모두 안에 들어갔다. 포먼이 괴델에게 오스트리아의 정부 체제는 무엇이었냐고 묻자 괴델은 “공화국이었으나 헌법 때문에 독재로 변질되었다”고 대답했다. 포먼은 미국에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괴델은 “그럴 수 있어요. 제가 증명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꾸했다. 하지만 포먼은 그 문제를 붙잡고 괴델과 토론하지 않았고 괴델은 시민권을 취득했다.

탐구

정식으로 출판된 적이 없고 관련자들의 회고담에서만 간접적으로 언급되기 때문에 괴델의 허점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1990년 책 『자기수정의 역설』에서 피터 수버는 괴델의 허점이 제5조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제5조는 수정헌법을 통한 개헌에 관한 조항인데, 개헌의 절차적 한계만 규정하고 있을 뿐 내용적 한계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F. E. Guerra-Pujol도 2012년 논문에서 제5조가 괴델의 허점이라고 주장했다. 제5조를 제5조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5조를 제5조 자신에게 적용해서 개헌 절차를 간소화하면 나머지 조항 역시 멋대로 수정할 수 있게 된다.

그 밖에 게리맨더링, 의회 정회, 선거인단 제도, 대통령 사면권 등이 괴델의 허점이라는 추측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