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한국시리즈
| 2000년 한국시리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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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정보 | |||||||
| 경기 일정 | 2000년 10월 30일 ~ 11월 7일 | ||||||
| MVP | 탐 퀸란 | ||||||
| 팀 정보 | |||||||
| 현대 유니콘스 | |||||||
| 감독 | 김재박 | ||||||
| 시즌 성적 | 91승 2무 40패 (드림리그 1위) | ||||||
| 두산 베어스 | |||||||
| 감독 | 김인식 | ||||||
| 시즌 성적 | 76승 57패 (드림리그 2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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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fn.com 200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10월 30일부터 11월 7일까지 총 7차전을 벌였고, 현대 유니콘스가 두산 베어스를 4승 3패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 MVP로는 최초로 외국인 선수인 현대의 퀸란 선수가 선정되었다.
정규 시즌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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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결과
[편집]| 승리팀 | 경기 결과 | 상대팀 | |
|---|---|---|---|
| 준플레이오프 | 삼성 라이온즈(드림 3위) | 2 - 0 - 1 | 롯데 자이언츠(매직 2위) |
| 플레이오프 | 현대 유니콘스(드림 1위) | 4 - 0 - 0 | 삼성 라이온즈(드림 3위) |
| 두산 베어스 (드림 2위) | 4 - 0 - 2 | LG 트윈스 (매직 1위) |
본래는 각 리그의 1·2위가 교차 방식으로 플레이오프를 진행하지만, 준플레이오프가 열린 이유는 드림 리그 3위인 삼성 라이온즈의 승률(.539)이 매직 리그 2위인 롯데 자이언츠의 승률(.504)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이 시합에서 삼성이 롯데에 승리함으로써 드림리그 1위인 현대 유니콘스와 플레이오프를 하게 되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현대 유니콘스가 삼성 라이온즈를 4전 전승으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며, 드림리그 2위인 두산 베어스는 매직리그 1위인 LG 트윈스를 4승 2패로 누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였다.
출장자 명단
[편집]- 감독 - 김재박
- 코치 - 정진호, 김시진, 김용달, 금광옥, 박종훈, 이광근
- 투수 - 정명원, 정민태, 위재영, 김수경, 임선동, 신철인, 조규제, 마일영, 조웅천, 박장희, 권준헌
- 포수 - 박경완, 이재주
- 내야수 - 이명수, 박종호, 퀸란, 박진만, 염경엽, 전근표, 정수성
- 외야수 - 김인호, 전준호, 심재학, 박재홍, 이숭용
- 감독 - 김인식
- 코치 - 유지훤, 송재박, 김경문, 최일언, 김평호, 양승호, 김태형
- 투수 - 이광우, 조계현, 진필중, 최용호, 박명환, 차명주, 이혜천, 구자운, 파머, 이상훈
- 포수 - 홍성흔, 이도형,
- 내야수 - 안경현, 김민호, 홍원기, 김동주, 우즈, 강혁
- 외야수 - 최훈재, 전상렬, 장원진, 심정수, 정수근,
문회성, 김실
경기 기록
[편집]| 일시 | 경기 | 원정팀(선공) | 스코어 | 홈팀(후공) | 개최 구장 | 개시 시각 | 관중수 | 경기 MVP |
|---|---|---|---|---|---|---|---|---|
| 10월 30일(월) | 1차전 | 두산 베어스 | 0 - 3 | 현대 유니콘스 | 수원야구장 | 18시 00분 | 6,157명 | |
| 10월 31일(화) | 2차전 | 두산 베어스 | 2 - 8 | 현대 유니콘스 | 18시 00분 | 4,565명 | ||
| 11월 2일(목) | 3차전 | 현대 유니콘스 | 3 - 1 | 두산 베어스 |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 | 18시 00분 | ― | |
| 11월 3일(금) | 4차전 | 현대 유니콘스 | 0 - 6 | 두산 베어스 | 18시 00분 | ― | ||
| 11월 4일(토) | 5차전 | 현대 유니콘스 | 5 - 9 | 두산 베어스 | 14시 00분 | ― | ||
| 11월 6일(월) | 6차전 | 두산 베어스 | 5 - 4 | 현대 유니콘스 | 수원야구장 | 18시 00분 | 14,000명(매진) | |
| 11월 7일(화) | 7차전 | 두산 베어스 | 2 - 6 | 현대 유니콘스 | 18시 00분 | 14,000명(매진) | ||
| 우승 : 현대 유니콘스 (2번째), 한국시리즈 MVP : 톰 퀸런 (현대 유니콘스) | ||||||||
한국시리즈 경기 결과
[편집]1차전
[편집]| 팀 | 1 | 2 | 3 | 4 | 5 | 6 | 7 | 8 | 9 | R | H | E | |||||||||||||
|---|---|---|---|---|---|---|---|---|---|---|---|---|---|---|---|---|---|---|---|---|---|---|---|---|---|
| 두산 베어스 | 0 | 0 | 0 | 0 | 0 | 0 | 0 | 0 | 0 | 0 | - | - | |||||||||||||
| 현대 유니콘스 | 0 | 0 | 0 | 1 | 0 | 2 | 0 | 0 | X | 3 | - | - | |||||||||||||
| 승리 투수: 김수경 패전 투수: 조계현 세이브: 조웅천 | |||||||||||||||||||||||||
이 시구는 골프선수 김미현 씨 맡았다.
역대 한국시리즈 최소 관중(6,157명)이 들어선 가운데 썰렁하게 시작된 1차전은 초반부터 조계현과 김수경의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조계현은 1회와 2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안정감 있는 출발을 보였다. 반면, 1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은 김수경은 다소 긴장한 듯 1회부터 볼넷 두 개를 내주며 2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두산은 이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2회와 3회에도 선두타자가 출루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현대를 상대로 한 점 리드로는 어렵다고 판단한 김인식 감독은 여러 차례 번트 대신 강공을 택했으나,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현대의 타선 역시 초반에는 조계현에게 막혀 흐름을 잡지 못했다. 그러나 4회말, 박재홍과 심재학의 연속 안타, 박경완의 볼넷으로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이어 톰 퀸란이 좌전 안타를 터뜨려 선취점을 올렸으나, 2루 주자 심재학이 홈을 파고들다 아웃되며 분위기가 끊어졌다. 이어진 2사 1, 3루에서도 박진만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비록 한 점에 그쳤지만, 그 한 점은 김수경에게 충분한 지원이었다. 4회 이후 구위가 살아난 김수경은 이닝을 거듭할수록 위력을 더하며 7회까지 두산 타선을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특히 5회와 7회, 주자가 3루까지 진루한 위기에서도 흔들림 없는 배짱투로 상대를 제압했다. 두산의 우타자들은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슬라이더에 연이어 헛스윙을 했다. 플레이오프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을 쳤던 심정수는 이날 삼진 세 개로 부진했다.
승부의 향방은 6회말에 결정됐다. 1사 2루에서 심재학이 중전 안타로 2점을 만들어냈고, 이어 박경완이 가운데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쳐 3:0으로 달아났다. 이후 현대는 8회부터 시즌 홀드 1위 조웅천을 투입해 두산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조웅천은 2이닝 동안 1안타 5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결국 김수경과 조웅천의 철벽 계투진 앞에 두산 타선은 단 4안타에 그쳤고, 현대가 1차전을 완승으로 가져갔다.
2차전
[편집]| 팀 | 1 | 2 | 3 | 4 | 5 | 6 | 7 | 8 | 9 | R | H | E | |||||||||||||
|---|---|---|---|---|---|---|---|---|---|---|---|---|---|---|---|---|---|---|---|---|---|---|---|---|---|
| 두산 베어스 | 0 | 0 | 0 | 2 | 0 | 0 | 0 | 0 | 0 | 2 | - | - | |||||||||||||
| 현대 유니콘스 | 0 | 2 | 0 | 0 | 1 | 0 | 0 | 5 | X | 8 | - | - | |||||||||||||
| 승리 투수: 임선동 패전 투수: 구자운 홈런: 현대 – 퀸란(8회 3점), 박진만(8회 솔로) | |||||||||||||||||||||||||
전날 세운 역대 한국시리즈 최소 관중 기록(6,157명)이 하루 만에 깨졌다. 수원 야구장에는 단 4,565명의 관중만이 입장해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열렸다. 텅 빈 관중석만큼이나 경기 내용도 실책 6개와 4사구가 난무하는 졸전이었다. 양 구단 관계자들이 걸어둔 플래카드만이 바람에 흔들릴 뿐이었다. 이날 경기는 현대 임선동과 두산 구자운의 선발 맞대결로 시작됐다.
현대가 먼저 점수를 냈다. 2회말 1사 후 박경완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고, 이숭용의 우전 안타에 두산 우익수 심정수가 실책을 범하면서 1사 2, 3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박진만이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2점을 먼저 올렸다. 하지만 두산도 실책으로 맞받았다. 4회초 1사 후 장원진이 중전 안타로 나간 뒤, 타이론 우즈의 3루 땅볼 때 현대 3루수 톰 퀸란이 대형 송구 실책을 저질러 1점을 내줬다. 이어 이도형이 적시타를 터뜨리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결승점은 5회말에 나왔다. 구자운의 제구가 흔들리자 현대는 세 타자가 연속 볼넷으로 출루해 1사 만루 기회를 얻었다. 여기서 외국인 타자 카펜터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임선동은 6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조웅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조웅천은 7회와 8회 두 이닝을 완벽히 틀어막으며 현대의 3:2 리드를 지켜냈다.
하지만 승부는 8회말에 갈렸다. 선두타자 카펜터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고, 이어 박재홍이 우전 안타를 치며 무사 1, 3루가 됐다. 그때 박재홍이 2루로 스타트를 끊자 두산 포수 홍성흔이 서둘러 송구했지만, 공이 뒤로 빠지며 3루 주자 카펜터가 홈을 밟았다. 점수는 4:2. 이어 2사 1, 2루에서 퀸란이 좌중간을 가르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곧이어 박진만이 연속타석 홈런을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역대 두 번째 백투백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두산의 수비는 이날 최악이었다. 포수 홍성흔은 2차례 악송구를 범하며 경기 중 이도형과 교체됐다. 그는 2회에도 박진만의 도루 때 악송구를 저질러 선취점을 내준 뒤부터 송구에 불안감을 드러냈다. 두산은 1회 선두타자 김민호가 견제사로 잡히고, 2회에는 홍성흔이 2루에서 아웃되는 등 집중력이 무너졌다. 여러 안타성 타구도 박진만과 퀸란의 호수비에 잇따라 잡히며 흐름을 되찾지 못했다.
한편, 8회말 현대 공격 중 두산 벤치는 현대 타자들의 ‘사인 훔치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격분한 두산 투수 박명환이 박경완의 머리 근처로 위협구를 던졌고, 벤치클리어링 직전까지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경기 후 김인식 감독은 “상대의 비신사적인 행위에 흔들려선 안 된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현대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에 김재박 감독은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앞서 있는 팀이 왜 사인을 훔치겠는가”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3차전
[편집]| 팀 | 1 | 2 | 3 | 4 | 5 | 6 | 7 | 8 | 9 | R | H | E | |||||||||||||
|---|---|---|---|---|---|---|---|---|---|---|---|---|---|---|---|---|---|---|---|---|---|---|---|---|---|
| 현대 유니콘스 | 2 | 0 | 0 | 0 | 1 | 0 | 0 | 0 | 0 | 3 | - | - | |||||||||||||
| 두산 베어스 | 0 | 0 | 0 | 1 | 0 | 0 | 0 | 0 | 0 | 1 | - | - | |||||||||||||
| 승리 투수: 정민태 패전 투수: 진필중 세이브: 위재영 홈런: 두산 – 우즈(4회 솔로) | |||||||||||||||||||||||||
이 시구는 제2대 민선 서울시장 고건이 맡았다.
잠실로 옮겨 열린 3차전 역시 현대가 승리를 거뒀다. 선발 맞대결부터 현대가 한발 앞서 있었다. 현대는 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 10일 만에 에이스 정민태를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고, 두산은 2년 동안 주로 불펜에서 활약했던 진필중을 선발로 내세웠다. 결과는 명확했다.
현대는 1회초부터 대량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전준호와 박종호가 연속 안타로 출루하자, 카펜터의 1루 땅볼 때 1루수 타이론 우즈의 타구 처리가 늦어지며 무사 만루 찬스가 이어졌다. 이어 심재학의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1점, 박경완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하며 2:0으로 앞서갔다.
두산도 반격에 나섰다. 1회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타이론 우즈가 4회말, 좌측 폴대를 맞히는 초대형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2:1로 추격했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수비에서 우즈는 다시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다. 5회초 1사 1루에서 박종호의 평범한 땅볼을 뒤로 흘리며 1루 주자 전준호가 홈을 밟았고, 점수는 3:1로 벌어졌다.
정민태는 7회 1아웃까지 완벽히 버틴 뒤 마운드를 조웅천에게 넘겼다. 이어 위재영이 남은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승리를 지켰다. 조웅천은 이날도 무실점 투구로 3경기 연속 완벽투와 홀드를 기록했다.
두산은 8회말 1사 1, 3루의 절호의 찬스를 잡았지만, 주루 실수와 판단 미스로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현대는 3:1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 0패로 우승까지 단 한 걸음만을 남겼다.
당시 대부분의 팬과 해설진은 말했다. “역대 가장 싱거운 시리즈.”압도적인 전력을 지닌 2000년 현대의 우승은 이제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때는 몰랐다.
- 이 방송은 당시 같은 시간대에 방영 예정이었던 정규 편성 프로그램과의 충돌로 인해 편성 변경이 이루어진 결과였다. 평소 한국시리즈 중계는 주로 KBS 2TV에서 진행되었지만, 3차전만은 예외적으로 KBS 1TV를 통해 방송되었다.
4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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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 유니콘스 | 0 | 0 | 0 | 0 | 0 | 0 | 0 | 0 | 0 | 0 | - | - | |||||||||||||
| 두산 베어스 | 0 | 0 | 0 | 0 | 2 | 2 | 2 | 0 | X | 6 | - | - | |||||||||||||
| 승리 투수: 조계현 패전 투수: 김수경 | |||||||||||||||||||||||||
4차전 라인업은 1차전과 동일한 투수진이었다. 현대는 영건 김수경, 두산은 노장 조계현이 선발로 나섰다. 위기에 놓인 팀을 구한 건 조계현의 노련함이었다.
4회까지는 1차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다. 조계현과 김수경 모두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날카로운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5회말 두산의 공격에서 예상치 못한 선수가 흐름을 바꿨다. 이날 안경현 대신 3루수로 선발 출장한 홍원기가 1사 1루 상황에서 좌익선상 2루타를 날려 선취점이자 결승점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어 슬럼프에 시달리던 정수근까지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2대 0, 두산이 시리즈 들어 처음으로 리드를 잡았다.
두산은 6회말 추가점을 올리며 점수 차를 벌렸다. 우즈의 볼넷과 심정수의 내야 안타, 강혁의 희생번트로 만든 2사 2·3루 찬스에서 홍원기가 중전 적시타를 날리며 4대 0이 됐다. 7회에는 정수근의 3루타에 이어 최훈재와 심정수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더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홍원기는 오랜만에 아마추어 국가대표 시절의 기량을 되찾은 듯한 활약을 보였다.
그동안 침묵하던 두산 타선은 장단 11안타를 몰아치며 살아나는 기미를 보였고, 남은 시리즈에 작은 희망을 이어갔다. 조계현의 노련한 투구에 힘입은 두산은 6대 0 완승을 거뒀다. 세 경기 연패 후 거둔 값진 첫 승이었다. 조계현은 한국시리즈 최고령 승리투수(36세 6개월) 기록을 세웠고, 타선에서는 홍원기(3타수 2안타)와 정수근(4타수 3안타)이 맹활약했다. 그는 한국시리즈 통산 5승(1패)을 기록하며 큰 경기에서 강한 투수의 면모를 다시금 증명했다.
비록 현대가 4차전을 힘없이 내줬지만, 언론들은 여전히 우승까지 단 1승만 남겨둔 현대의 우세를 점쳤다. 그러나 그 예측은 5차전이 진행될수록 점점 빗나가기 시작했다.
5차전
[편집]| 팀 | 1 | 2 | 3 | 4 | 5 | 6 | 7 | 8 | 9 | R | H | E | |||||||||||||
|---|---|---|---|---|---|---|---|---|---|---|---|---|---|---|---|---|---|---|---|---|---|---|---|---|---|
| 현대 유니콘스 | 0 | 0 | 0 | 0 | 5 | 0 | 0 | 0 | 0 | 5 | - | - | |||||||||||||
| 두산 베어스 | 0 | 0 | 0 | 3 | 0 | 0 | 5 | 1 | X | 9 | - | - | |||||||||||||
| 승리 투수: 박명환 패전 투수: 조웅천 홈런: 두산 – 우즈(4회 2점), 심정수(8회 솔로) | |||||||||||||||||||||||||
두산은 5차전에서 경기 후반 타선이 폭발하며 9대 5로 재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를 수원으로 끌고 갔다. 특히 1차전부터 3차전까지 완벽한 피칭을 보여줬던 현대의 조웅천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두산은 4회말 타이론 우즈의 투런 홈런 등으로 3점을 선취했다. 하지만 5회초 수비에서 마운드가 흔들리며 한꺼번에 5점을 내줘 5대 3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조웅천과 위재영이 버티고 있는 현대의 불펜을 생각하면 불리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현대 김재박 감독은 6회말 2사에서 잘 던지던 임선동을 내리고 조웅천을 투입해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 순간까지만 해도 경기는 현대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조웅천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모두 등판하며 체력이 한계에 달한 상태였다. 현대에는 조규제, 마일영 같은 기교파 투수들이 있었지만, 김재박 감독은 노련한 조웅천에게 다시 한 번 승부를 맡겼고, 그 결정이 결국 패착이 되었다.
7회말, 두산의 기적 같은 반격이 시작됐다. 선두타자 심정수가 좌전안타로 출루하자 홍성흔이 우전안타로 뒤를 이었고, 강혁이 몸에 맞는 볼로 나가면서 무사 만루가 됐다. 이날 2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홍원기 타석에서 김인식 감독은 대타를 내지 않고 그를 그대로 믿었다. 결과는 감독의 기대를 완벽히 충족시켰다. 홍원기가 중전 적시타를 날리며 5대 4로 따라붙었다. 이어 2사 만루에서 정수근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중간을 가르는 3타점 3루타를 터뜨렸다. 순식간에 7대 5 역전. 장원진의 내야안타로 8대 5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고, 8회말에는 심정수가 솔로 홈런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최종 스코어는 9대 5였다.
이날 두산 타자들은 조웅천의 공에 철저히 대비한 모습이었다. 김인식 감독은 선수들에게 “싱커는 버리고, 공이 변하기 전에 과감히 공략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타자들은 타석 앞쪽에 서서 빠르게 반응하며 조웅천의 공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3차전까지 호투하며 한국시리즈 MVP 후보로 거론됐던 조웅천은 결국 씁쓸한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이 승리로 두산은 3연패 뒤 2연승을 거두며 ‘무적 현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언론에서는 점차 ‘리버스 스윕’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고, 시리즈의 흐름은 미묘하게 두산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6차전
[편집]| 팀 | 1 | 2 | 3 | 4 | 5 | 6 | 7 | 8 | 9 | R | H | E | |||||||||||||
|---|---|---|---|---|---|---|---|---|---|---|---|---|---|---|---|---|---|---|---|---|---|---|---|---|---|
| 두산 베어스 | 0 | 0 | 0 | 3 | 0 | 0 | 1 | 0 | 1 | 5 | - | - | |||||||||||||
| 현대 유니콘스 | 1 | 0 | 0 | 0 | 0 | 2 | 0 | 1 | 0 | 4 | - | - | |||||||||||||
| 승리 투수: 박명환 패전 투수: 위재영 홈런: 두산 – 심정수(7회 솔로) | |||||||||||||||||||||||||
벼랑 끝에서 추락한 줄 알았던 주인공이 갑자기 손을 내밀어 상대의 발목을 붙잡는, 영화 속 익숙한 장면이 한국시리즈에서 그대로 재현됐다. 두산이 6차전마저 승리하며 3연패 뒤 3연승을 기록, 극적인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수원에서 열린 6차전에서 두산은 현대의 수비 실책을 틈타 결승점을 뽑아내며 5대 4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2000년 한국시리즈의 우승팀은 결국 마지막 7차전에서 결정짓게 됐다.
1회말 현대가 먼저 점수를 냈지만, 두산은 4회초부터 반격에 나섰다. 1사 1루에서 하위 타선 이종민과 김민호가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1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어 정수근이 동점 적시타를 때렸고, 장원진의 안타로 2대 1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타이론 우즈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추가점을 얻어 3대 1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현대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6회말 2사 2·3루에서 이명수의 내야 안타로 한 점을 추격하더니, 이어진 이숭용의 중전 안타로 3대 3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경기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시소게임으로 이어졌다. 7회초 두산은 2사 후 심정수가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4대 3으로 앞섰으나, 현대는 8회말 1사 2루에서 박명환의 연속 폭투로 주자가 홈을 밟아 4대 4 동점을 만들었다.
결정적인 장면은 9회초에 나왔다. 두산은 1사 후 타이론 우즈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심정수가 평범한 2루 땅볼을 쳤다. 그러나 2루수 박종호가 공을 놓치며 이닝이 끝날 상황이 1사 1·2루 찬스로 바뀌었다. 이어 홍성흔의 타구 역시 병살로 이어질 듯한 유격수 땅볼이었지만, 병살을 의식한 박종호의 송구가 악송구가 되며 그 사이 2루 주자 전상렬이 홈을 밟아 5대 4. 두산이 극적으로 앞서 나갔다.
현대는 9회말 1사 1·2루의 끝내기 찬스를 잡았지만, 박종호의 3루 플라이와 박재홍의 우익수 플라이로 기회를 날리며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두산의 구원투수 박명환은 7회 2사 이후 등판해 2⅓이닝 동안 4볼넷과 2개의 폭투로 불안했지만, 안타를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으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로써 두산은 3연패 뒤 3연승으로 프로야구 사상 첫 ‘리버스 스윕’ 우승을 눈앞에 두게 됐다. 3연패 뒤 4연승으로 우승한 사례는 100년이 넘는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역사에서도 없으며,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단 세 차례(1958, 1986, 1989년 일본시리즈)만 기록된 진기한 사례다. 모든 시선은 이제 운명의 7차전이 열릴 수원구장으로 향했다.
- 이 방송은 당시 KBS 2TV의 월요일 밤 프라임타임 정규 편성 프로그램(주로 인기 드라마와 예능)이 이미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BS는 편성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스포츠 중계 편성이 비교적 유연한 KBS 1TV로 채널을 변경하였다. 따라서 6차전은 주말 경기였던 5차전과 달리, 월요일 밤 편성 문제와 시청자 항의로 인해 KBS 1TV에서 중계된 특례적 사례로 기록되었다.[1]
7차전
[편집]| 팀 | 1 | 2 | 3 | 4 | 5 | 6 | 7 | 8 | 9 | R | H | E | |||||||||||||
|---|---|---|---|---|---|---|---|---|---|---|---|---|---|---|---|---|---|---|---|---|---|---|---|---|---|
| 두산 베어스 | 0 | 0 | 0 | 2 | 0 | 0 | 0 | 0 | 0 | 2 | - | - | |||||||||||||
| 현대 유니콘스 | 0 | 2 | 0 | 3 | 0 | 0 | 0 | 1 | X | 6 | - | - | |||||||||||||
| 승리 투수: 김수경 패전 투수: 조계현 세이브: 임선동 홈런: 두산 – 우즈(4회 솔로) 현대 – 퀸란(4회 3점/8회 솔로) | |||||||||||||||||||||||||
이 시구는 선동열, 시타는 최동원, 두 레전드가 맡으며 역사적인 맞대결의 막이 올랐다.
이미 분위기를 빼앗긴 홈팀 현대는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맞이했지만, 3연승으로 기세를 올린 두산의 덕아웃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썰렁했던 1·2차전과 달리, 7차전이 열린 수원구장은 1만4천여 관중으로 가득 찼다. 3연승 뒤 3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현대는 1차전과 동일한 라인업을 유지했고, 선발투수로는 젊은 에이스 김수경이 나섰다. 반면 두산은 타선을 새로 정비하고, 1차전과 4차전에서 선발로 등판했던 노장 조계현을 다시 내세웠다.
한국시리즈 세 번째 선발 맞대결. 그러나 사흘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른 36세의 조계현에게는 다소 불리한 조건이었다. 특히 7차전은 1~6차전과 달리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몸을 푸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2회말 1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8번 톰 퀸란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리며 2점을 선취했다.
3연승의 기세를 이어가던 두산도 곧 반격했다. 4회초 타이론 우즈가 좌중월로 장외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한 점을 만회했고, 이어 강혁이 좌전 적시타를 때리며 2점을 추가, 경기 초반부터 양 팀 외국인 타자들이 불꽃튀는 타격전을 펼쳤다.
하지만 현대는 곧바로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4회말 선두타자 이숭용의 2루타와 이명수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3루 찬스에서 이날의 주인공, 톰 퀸란이 다시 타석에 섰다. 초반 세 개의 공이 모두 파울이 되며 불리한 노볼-투스트라이크. 조계현의 네 번째 싱커가 들어오자 퀸란의 방망이가 번개처럼 돌아갔다. 공은 좌중월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결승 3점 홈런.
그는 8회말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우승을 결정지었다. 이로써 점수는 6대 2. 퀸란은 이날 6타점을 기록하며 역대 한국시리즈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 기록을 세웠고, 외국인 선수로서는 이례적으로 시리즈 MVP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현대는 5대 2로 앞선 8회부터 선발 요원 임선동을 마무리로 투입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마지막 두산 타자 이도형의 플라이볼이 김인호의 글러브에 들어가는 순간, 현대 덕아웃의 선수들이 일제히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환호했다.
현대는 창단 이후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자, 1998년 이후 2년 만의 정상 탈환을 이뤘다. 반면 두산은 끝까지 투혼을 불태우며 시리즈를 7차전까지 끌고 간 저력으로, 패자임에도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방송 중계
[편집]TV
[편집]| 방송 채널 | 캐스터(한국시리즈 차전) | 해설위원 | 비고 |
|---|---|---|---|
| KBS 1TV | 표영준(3·6) | 하일성 | [2] |
| MBC TV | 양진수(2·5) | 허구연 | |
| SBS TV | 백기완(1·4), 김정일(7) | 백인천 |
라디오
[편집]| 방송 채널 | 캐스터(한국시리즈 차전) | 해설위원 | 비고 |
|---|---|---|---|
| KBS 제2라디오 | 유수호(2), 전우벽(4) | 이광권 |